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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이 있는 사순절 되기를
작성자 크연문 작성일 2014/03/05 11:5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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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예수님이 정들었던 고향 땅을 떠나 세상에서의 마지막 여정이 될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 사마리아인들의 마을에서조차 들어오기를 꺼려하는 배척을 당하면서도 결코 한 마디 원망이나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지 않으셨다(눅9:51이하). 자신이 누구이며 어디로 가는 지를 여전히 깨닫지 못하는 철없는 제자들을 향해서도 일체의 서운함을 드러내지 않으셨던 그 모습을 떠올리면서 오늘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사순절을 맞이하고 있는가를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가장 외롭고 삭막한 삶의 변두리를 체험하며 짧은 생을 살았던 예수님의 일생은 제자들에게 주신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집이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 하신 가슴 절절한 이 한 마디가 그의 고단했던 이 땅에서의 삶을 짐작케 한다. 세상에서의 명예와 거리가 멀었고 재물이나 권세와도 전혀 인연을 맺지 않으셨다는 증좌(證左)이기도 하다.

어찌 할 수 없는 인간이기에 그럴 수밖에 없다고 단정 지어 버리기에는 지금 한국교회의 현실이 그래서 더욱 불편하게 느껴진다. 주님의 종이 되겠다고 나선 교회의 지도자들이라면 적어도 명예나 권세와는 거리가 좀 멀리 하는 것이 보기에도 좋을 뿐 아니라 주님의 가르침에도 합당할 줄 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아마 그렇지가 않은 모양이다. 그것은 아마도 한국교회가 겪고 있는 분열의 아픔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교단장들의 그 알량한 명예와 체면 때문에 주님이 바라시는 일치와 화합을 이루지 못하고 올해의 사순절도 이렇게 우울한 채로 시작하는 것 같아 매우 가슴이 아프다.

교계 안에 회자되는 설(說)에 의하지 않더라도 돌아가는 분위기로 보아 올해 부활절 예배도 연합이나 화합의 모습은 보기 어려울 것 같다. 자신의 이름 석 자 올리는 것, 그것이 그리도 중요하여 사순절의 감동도, 부활의 감격도 쪼갤 수 있는 용맹함에 새삼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다. 버림받고 외면당하며 살아가는 이 땅의 낮은 자리를 찾아 고통을 잠시라도 함께 나눌 수 있는 감동이 있는 사순절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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